[요코하마 맛집] 요코하마역의 미로, 마요네즈의 신세계, 나폴리탄 전문점의 보증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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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길을 잃고 헤매던 요코하마역의 미로 끝에서 만난 운명
요코하마에 처음 정착하기 전, 거창한 정찬보다는 가볍고 맛있는 한 끼를 찾아 넓고 복잡한 요코하마역 근처를 어슬렁거리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의 나에게 요코하마역은 도쿄의 시부야역에 비견될 만큼 복잡하고 낯선 공간이었으며, 출구를 찾지 못해 툭하면 길을 잃고 미아가 되기 일쑤였다. 그렇게 요코하마역의 미로 속에서 헤매던 어느 날, 우연히 발견한 곳이 바로 나폴리탄 전문점 '판쵸'였다. 나폴리탄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일본에서 전문점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운영하는 모습에 호기심이 생겨 주문을 해보았는데, 한 입 먹는 순간 그간 내가 집에서 야매로 만들어 먹던 음식은 결코 나폴리탄이 아니었음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하지만 비극적이게도 당시 나는 역 내부 지리에 너무나 어두웠던 탓에, 그 감동적인 맛을 선사한 가게가 정확히 어디에 붙어 있는지 기억해내지 못해 한동안 다시 찾아가지 못하는 웃픈 상황을 겪기도 했다. 나중에야 지도 앱을 샅샅이 뒤져 가게 이름이 '판쵸'라는 것과 전국적인 체인점이라는 사실을 알아냈고, 한국인 친구조차 이미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라는 점에 다시 한번 놀라며 감격적인 재회를 완수할 수 있었다.
2. 고정관념을 깬 마요네즈의 신세계와 중독적인 조합
판쵸를 드나들며 나만의 확고한 메뉴인 '왕도 나폴리탄'에 두툼한 베이컨과 계란을 추가해 즐기던 중, 주변 단골손님들이 먹는 방식을 유심히 관찰하게 되었다. 많은 이들이 후추를 듬뿍 뿌리거나 마요네즈를 산처럼 올려 먹는 모습에 호기심이 생겨 나도 직원에게 마요네즈를 따로 요청해 보았다. 나폴리탄에 마요네즈를 뿌리는 순간, 마치 애니메이션 '은혼'의 히지카타가 왜 그토록 마요네즈에 집착했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는 마요네즈의 신세계가 펼쳐졌다. 케첩의 산미와 마요네즈의 고소하고 눅진한 풍미가 어우러지니 감칠맛이 배가 되었고, 그 꼬숩고 깊은 맛의 조화에 매료되어 이제는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스푼, 마요네즈, 에이프런 추가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이 입버릇이 되었다. 특히 내가 자주 찾는 요도바시 요코하마점은 서비스로 제공되는 양파 스프 한 잔이 일품인데, 뜨끈한 스프로 속을 달래고 나폴리탄을 즐기다 콜라 한 모금으로 입가심을 하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완벽한 식사가 완성된다. 판쵸를 방문한 횟수만 따지면 이미 VIP 급이겠지만, 뒤늦게 스탬프 앱을 깔고 부지런히 도장을 찍으며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이 소중한 외식 시간을 최고의 행복으로 만끽하고 있다.
3. 집에서는 흉내 낼 수 없는 나폴리탄 전문점의 보증된 맛
판쵸의 그 강렬하고 중독적인 맛을 집에서도 재현해보고자 유튜브의 온갖 레시피를 검색하고 수차례 요리를 시도해 보았지만, 결과는 항상 무언가 2% 부족한 맛이었다. 소스의 농도나 면의 익힘 정도, 그리고 그 특유의 불맛을 따라 하려 애써봐도 결국 '전문점'의 벽은 높았고, 이 실패의 과정은 역설적으로 나폴리탄 전문점의 보증된 맛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다시 한번 증명해 주었다. 다만 3년 넘게 이곳을 다닌 단골로서 최근 느껴지는 변화는 다소 아쉽다. 치솟는 물가 때문인지 그토록 사랑했던 베이컨의 두께가 예전보다 눈에 띄게 얇아졌고, 식감마저 질겨진 듯해 한 입 먹을 때마다 실망감이 스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폴리탄이라는 평범해 보이는 요리로 승부수를 띄운 브랜드답게, 판쵸의 베이스 소스만큼은 여전히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는 강력한 힘이 있어 결국 다시 발걸음을 하게 된다. 어제도 봄맞이 100엔 할인 행사 덕분에 기분 좋게 식사를 해결했지만, 단골의 마음으로는 예전의 그 두툼하고 부드러웠던 베이컨의 품질이 다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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