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 검도] 1급부터 다시, 목도에 의한 검도 기본기, 대련 에피소드, 가나가와현의 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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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새로운 시작, 1급부터 다시 쌓아 올리기
한국에서 검도를 1년 정도 수련하며 1급까지 따긴 했지만, 일본에서 단증을 정식으로 인정받으려면 결국 이곳의 시스템을 따라 처음부터 다시 심사를 치러야 했다. 취업 결정과 출국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당시 한국 관장님께 "일본 가서 마저 배우겠습니다"라고 인사를 드리고 왔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다행히 한국에서 기초를 엉터리로 배운 것은 아니라서 일본 도장에 입문한 뒤에도 큰 어려움 없이 적응할 수 있었고, 하카마의 생김새나 세세한 인사법 같은 문화적 차이를 익히는 재미도 쏠쏠했다. 그렇게 일본 생활에 적응하며 드디어 일본 검도 연맹이 주관하는 1급 심사 날짜를 마주하게 되었다.
엄격한 관장님과 목도에 의한 검도 기본기 연습
일본 1급 심사에서는 한국의 본국검법 대신 '목도에 의한 검도 기본기 연습(木刀による基本稽古)'를 완벽히 숙지해야 했다. 평소에는 온화하시다가도 심사 시즌만 되면 눈빛부터 달라지시는 관장님의 엄격한 지도 아래, 동작 하나하나를 머릿속에 박아넣듯 연습했다. 특히 기본 1번부터 9번까지 이어지는 흐름에서 발의 위치나 죽도의 각도가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어김없이 불호령이 떨어졌기에, 긴장감 속에서 연습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혹독한 훈련 덕분인지 심사 당일 목도 기본형만큼은 큰 실수 없이 무사히 넘길 수 있었고, 관장님의 스파르타식 교육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몸소 깨닫게 된 소중한 과정이었다.
체격 차이를 넘어선 우당탕탕 대련 에피소드
본격적인 대련 심사가 시작되자 예상치 못한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나의 첫 번째 대련 상대는 체격이 상당히 좋고 키가 훤칠한 남성이었는데, 대련이 시작되자마자 압도적인 체급 차이에서 오는 압박감이 대단했다. 머리치기를 시도하려 해도 좀처럼 거리가 좁혀지지 않았고, 결정적인 순간에 체격 싸움에서 밀리는 바람에 그만 뒤로 엉덩방아를 찧으며 굴러넘어지고 말았다. 심사장에서 굴러넘어지다니 정말 당황스러웠지만, 곧바로 이어진 두 번째 상대인 키 작은 여성분과의 대련에서는 반대의 상황이 연출되었다. 내가 중심을 잘 잡았던 탓인지, 이번에는 반대로 상대 여성분이 뒤로 넘어지는 우당탕탕 소동이 벌어졌다. 한 번은 내가 구르고, 한 번은 상대를 굴리는 그야말로 만화 같은 전개였지만, 기합만큼은 심사장에서 내가 제일 크다는 마음가짐으로 목청껏 질렀다. 비록 몸은 만신창이가 된 기분이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세를 유지하며 대련을 마친 것이 합격의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던 것 같다.
가나가와현의 까다로운 심사와 합격의 의미
가나가와현은 일본 내에서도 검도 심사 기준이 매우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는 곳이라 합격 소식이 더욱 남다르게 다가왔다. 대기하며 다른 응시생들을 지켜보니 생각보다 기본기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놀라기도 했다. 특히 부 활동으로 검도를 하는 학생들 중에는 통통 뛰어오르는 발 동작인 '하네아시'를 남발하거나, 중단 자세를 제대로 잡지도 않은 채 무작정 머리치기만 시도하는 등 기술이 조악해 보이는 경우가 꽤 많았다. 돌고래 소리 같은 가느다란 기합이나 엉성한 복장을 보며, 우리 도장에서 얼마나 빡세게 기본기를 가르쳐 주셨는지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대련 도중 떨어진 사람들도 속출하는 살벌한 분위기였지만, 도장에서 배운 대로 정석적인 자세와 기세를 잃지 않았기에 무사히 합격증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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